NPS diary

아빠 엄마의 행복한 월급

공단 창립 30주년 국민참여 공모전 생활수기 우수상 - 김종숙



국민연금 수급자 생활수기 공모전 우수상


담장의 장미가 유난히도 아름답게 웃음 짓던 날, 퇴근해서 집에 돌아오자 아버지가 엽서를 내밀며 이게 무엇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하셨다. 무엇인지 궁금해 엽서를 자세히 읽어보니 국민연금이 실시되어 매월 돈을 납부하면 나중에 연금을 준다는 가입 안내서였다.


나라에서 국민연금을 만들었는데, 매월 돈을 내면 아버지 연세 60세부터 월급처럼 연금을 주는 제도라고 설명해 드렸다. 아버지는 돈을 조금 내고 몇 년 후에 많은 돈을 준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하셨다. “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매월 국민연금을 납부해 드릴게요. 아버지는 5년만 납부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까 꼭 넣어야겠어요”라고 말씀드렸지만 싫다고 하셨다. 자식에게 도움도 주지 못하는데 이런 것까지 납부하라고 하는 것을 미안해하시며. 나는 “지금까지 저를 키워주시고 가르쳐주셨는데 이 정도는 감당할 수 있어요”라며 국민연금에 가입을 했다. 며칠 후 이웃집 아저씨 한 분이 우리 집에 오셨다. 지난번 아버지께 했던 것처럼 차근차근 설명해 드렸다. 매월 돈을 내는 것이 조금 부담스럽지만 젊은 사람이 좋은 것이라고하니 가입해야겠다고 말씀하셨다.


3년을 시골집에서 직장 생활하다 서울로 옮기게 되었다. 서울에 와서도 아버지의 국민연금을 계속 납부했다. 5년 동안 납부하고 잊어버리고 있는데 어느 날 아버지께 전화가 왔다. 오늘 농협에 가서 통장을 정리하다 보니 국민연금에서 연금이 들어왔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셨다. 농협 직원이 시골 사람들이 국민연금 시작할 때 거의 가입하지 않았는데 아저씨는 대단하다며 좋으시겠다고 해서 딸 자랑을 했단다. 작은 금액이지만 매월 이렇게 나온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좋다고 하셨다.


시골 살림이지만 매월 전화비, 전기세, 차비 등 고정적인 지출이 있는데 연금으로 이것들을 해결하게 되어 좋아하셨다. 아버지는 연금 찾아오는 날 아이스크림을 사와서 이웃 주민들에게 나누어 주시며 월급날이라고 자랑하셨다. 시골집에 가끔 내려가면 마을 주민들이 똑똑한 딸 덕분에 아저씨는 매달 월급 받는다며 부러워했다. 연세가 있어 이제는 가입하고 싶어도 가입할 수가 없다며 이렇게 나올 줄 알았으면 가입하라고 할 때 우리도 가입할 걸 하고 후회도 하셨다. 이웃집 아저씨는 아버지보다 연세가 적으셔서 3년 후부터 연금을 받으셨다. 시골에서 적은 금액이지만 매달 나오는 것이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때 잘 설명해 주어 가입했다며 고맙다고 힘들게 지은 농작물도 주셨다.


아버지께서는 연금을 수령하시면 늘 전화를 하셨다. 너 때문에 나이 먹은 내가 매월 월급을 받아 잘 사용하고 있다며 행복해하셨다. 아버지의 전화를 받을 때마다 작은것으로 큰 기쁨을 드릴 수 있게 해준 국민연금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아버지는 80세로 하늘나라에 가셨지만 엄마가 유족연금을 수령하고 계신다. 엄마는 우리 딸 덕분에 큰 힘이 된다며 연금의 액수보다 매월 받는 월급이 있어 든든하다고 하셨다.


엄마와 아버지는 다른 집 아이들처럼 풍족하게 키우지도 못하고 공부할 때 용돈도 제대로 못줬는데 너에게 많은 도움을 받는다며 미안해 하셨다. 가입할 때는 잘 몰랐는데 부모님께 드린 선물 중에 가장 잘한 선물이 국민연금에 가입해드린 것이었다. 적은 돈으로 평생 효도 할 수 있는 이 마음은 세상 어느 부자보다 나를 행복하게 한다. 평생 농사만 지어 월급이라는 것을 한 번도 받지 못하셨던 아버지는 60세부터 연금을 수령하시며 아이처럼 행복해하고 좋아하셨다. 국민연금은 엄마와 아버지의 행복한 월급이며, 작은 딸의 사랑이라고 말씀하셨다. 작은 정성으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월급을 드릴 수 있도록 해준 국민연금은 나에게도 행복이며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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