었다. 지난 2006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던 펀드는 부동산 펀드인 리츠였다. 리츠가 2006년 연 30%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하자 2007년 한 해 동안 무려 2조7천억 원에 달하는 돈이 유입됐다. 그러나 이렇게 수익률 위주로 펀드를 선택한 결과는 어떨까.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현재 마음고생을 하고 있을 것이다.
국내 펀드들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수익률 1위를 기록한 다음 해에는 대개 좋지 않은 성적표를 내놓는 경우가 많다. 만일 수익률 1위 펀드에 초점을 맞춰 투자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수익률 1위 펀드에 투자한다는 것은 그 다음 해에도 또 그 다음 해에도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숫자는 1,554개다. 올해 1등할 확률은 1,553분의 1이다. 이 펀드가 다음 해에도 1위를 할 확률은 241만 4,916분의 1이다. 3년 내내 1등할 확률은 37억 52,779,464분의 1이다. 한마디로 3년 연속 1등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로또 복권에 당첨되길 기대하는 것과 다름없다.
수익률에 초점을 맞춰 펀드 투자를 하는 것은 이처럼 위험천만한 행동이다. 그럼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효과적인 것일까. 먼저 계속해서 좋은 수익률을 낼 수 있는 펀드는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해야 할 것은 수익률 좋은 펀드를 골라내는 일이 아니라, 먼저 자산배분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이냐를 생각하는 일이다. 특히 지금처럼 시장이 좋지 않을 때, 자산배분을 한 투자자와 그렇지 않은 투자자의 차이는 크게 드러난다.
갑돌이는 지난해 10월 중국 펀드의 수익률이 높게 나오고 중국 시장이 좋다는 얘기를 듣고 1천만 원을 모두 중국 펀드에 투자했다. 반면 똘똘이는 3백만 원을 중국 펀드에, 2백만 원은 국내 주식형 펀드에 그리고 나머지 5백만 원을 상호저축은행의 복리식 정기예금에 가입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중국 펀드 -20%, 국내 주식형펀드 -10%, 그리고 복리식 정기예금 +6% 정도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 펀드에만 돈을 넣어둔 갑돌이의 현재 보유자산은 8백만원이다. 반면 중국 펀드 240만 원(3백만 원*-20%), 국내 주식형 펀드는 180만원(2백만 원*-10%), 복리식 정기예금은 530만원(5백만 원*6%)이 된다. 이를 합하면, 현재 똘똘이의 총보유자산은 950만 원이 된다. 갑돌이와 똘똘이의 간단한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자산배분을 한 투자자와 그렇지 않은 투자자 간에는 위험 관리에서 커다란 차이가 있다.
수익률에 초점을 맞춰 펀드를 선택할 때 발생하는 위험보다 자산배분을 통해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훨씬 더 유용한 전략이다. 특히 지금과 같은 약세장이 계속된다면, 장기적으로 자산배분을 한 투자자와 그렇지 않은 투자자 간의 수익률 차이는 갈수록 벌어질 것이다.
자산 배분의 기본은 먼저 주식형 펀드와 같은 위험자산과 확정 금리를 지급하는 예금과 같은 안전 자산의 비율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주식형 펀드 중에서도 국내와 해외의 비중을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매년 이 비율을 주기적으로 조정하면 된다. 예를 들어 펀드의 수익률이 좋으면, 일부를 환매해서 안전자산인 저축 상품으로 이동하고, 반대의 경우라면 안전자산에 돈을 빼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를 해야 한다. 이런 방법의 장점은 역발상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투자란 무릇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다. 그런데 개인 투자자들은 시황에 따라 투자하다 보니 오히려 주가가 비쌀 때 사는 경향이 있다. 이런 기계적인 자산 재조정 전략을 구사하면, 이런 실수를 피하고 오히려 지금과 같은 약세장일 때 주식 비중을 늘려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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