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WEBZINE 2014.FALL

화제의 인물

넘치는 사랑을 담아 행복하게 노래하는 가수 20년간 한결같은 나눔을 실천한 가수 박상민을 만났습니다(글 : 배나영 작가 사진 : 이현정 / 국민연금공단 홍보실) 박상민은 가수 활동을 시작한 20여 년 전부터 장애인과 소아암 환자를 위한 자선공연을 정기적으로 열어왔고, 지금까지 수십억에 달하는 액수를 남몰래 기부해 왔습니다. 매주 주말이면 지인들의 축가를 불러주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면서도 절대 대가를 받지 않는 의리남으로 유명하지요. 게다가 한국 종합격투기인 로드FC 대회마다 선수들의 숙박과 식사를 위해 자비로 수천만원을 보태는 한편,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한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섭니다.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온 박상민은 2013년에 사랑의 열매 15주년을 맞아 ‘사랑의 열매’ 대상을 받았고, ‘2013 전국 자원봉사자대회’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습니다. 최근에는 전국을 돌며 ‘박상민·황기순의 제13회 사랑더하기 국토대장정’ 행사를 통해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 지원에 힘을 보탰습니다. 나눔과 기부가 일상인 박상민을 만났습니다. “가수로 생활한 지 20년 만에 처음으로 두어 달 정도 쉬었네요. 세월호 사건 때문에요. 오랜만에 집에서 식구들하고 잘 보냈어요. 울기도 많이 울고.”

잘 지내셨냐는 안부인사에 박상민은 세월호 이야기부터 꺼냈습니다.

“제가 눈물이 많아서요, 진짜 많이 울었어요.”

터프해 보이는 모습과는 달리 박상민은 마음이 참 여린 사람입니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마음을 갖고 있으니 지금까지 남들 모르게 열심히 기부와 나눔을 실천하고 살았겠지요.

박상민의 스케줄의 반은 나눔에 관련된 일입니다. 가수활동을 하면서도 홍보대사를 여럿 맡고 있죠. 천성적으로 거절을 못하기도 하지만, 자신이 도움이 된다면 언제나 기쁜 마음으로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나눔을 위한 일들이 가수로서 활동하는 스케줄보다 많을 때가 있어요. 정작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못할 때도 있죠. 솔직히 인간적으로 ‘이래도 되나? 내가 잘하고 있나?’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하지만 두 가지 일이 겹칠 때 결국 나눔 쪽으로 마음이 가요. 돈 버는 일을 했으면 돈을 많이 벌었을 텐데. (웃음)”

직업이 가수인데, 공연이 먼저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박상민은 조금 다릅니다. 그는 남한데 도움이 될 수 있고, 기쁨을 주는 일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지방 공연이 있어서 다녀오는 길에 큰 교통사고가 났어요. 고속도로에서 엄청난 속도로 달리고 있는데 타이어 쪽에서 뻥!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차가 제어가 안되더라고요. 고속도로 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까지 왔다갔다 할 정도였어요. 다행히 운전하는 친구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속도를 줄일 수 있었어요. 신기하게도 그렇게 차가 많더니 타이어가 터지는 순간 앞에 차가 한 대도 없더라고요.”

아무도 다치지 않은 것이 기적일만큼 큰 교통사고였습니다. 부서진 차를 본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덕을 많이 쌓아서 그렇다’고 했다는군요. ‘그동안 내가 괜찮게 살아서, 한 번 봐주시나보다’라며 박상민은 웃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나눔에 관련된 스케줄은 무조건 거절하지 않고 모두 진행중이랍니다.

박상민은 지난 20년 동안 한결같이 나눔을 실천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선행을 티낸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소속사에서 홍보를 위해 보도자료를 돌리고 싶어도 말립니다. 박상민은 아무도 모르게, 조심스럽게 기부하고 행동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잘 알리지 않을 것 같아요. 가끔 재능기부를 돈으로 따지는 연예인들이 있는데 저는 일주일에 두 세 번씩은 꼭 재능기부를 하거든요. 그걸 돈으로 따지면 빌딩이 열 채 있지! (웃음) 저는 아무리 바빠도 나눔 행사는 잘 가요. 내가 봐도 그건 멋진 것 같아. (웃음)”

하지만 워낙 많은 액수의 기부금을 보면 놀랍기도 합니다. 이런 액수라면 노후준비를 할 수도 있고, 아내와 자식들을 위해서 쓸 수도 있을텐데 말이지요.

“저라고 그런 생각을 왜 안하겠어요. 어떨 때는 아내에게 미안하죠. 전셋집에 살고 있는데 기한이 되면 이사도 가야 하고요. 그런데 저는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라고 분리가 되더라고요. 열심히 해서 두 가지 다 잘하고 싶어요.”

박상민은 나눔을 위해 더 열심히 노래합니다. 평소에도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콘서트나 공연이 있을 때는 물론이고, 매일 시간을 들여 집에서건 차에서건 노래를 연습합니다. 노래가 잘 안될 때면 자신이 녹음했던 CD를 들으며 초심으로 돌아갑니다.

“열명이면 아홉명? 아니, 9.5명은 저를 다 사랑해주시는 것 같아요. (웃음) 사람들이 저를 좋아하고, 제 노래를 좋아해 주는 게 참 감사해요. 그러니까 더 열심히 연습해야죠. 저의 재능으로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면서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무척 축복받은 일이잖아요.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참 기분 좋고 행복해요.”

박상민은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사람입니다.

“기부 좀 덜 하고 그랬으면 저도 부자였을 거에요. (웃음) 건물이 있다거나 몇 십억, 몇 백억 있으면... 뭐, 더 좋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지금도 행복하고 감사해요. 성공이라는 게 별거 아니잖아요. 주위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고, 가족들하고 오손도손 잘 지내는 거죠. 저는 지금도 제가 성공했다고 생각해요.”

박상민은 바쁜 일정 중에도 일주일에 서너 번은 축가를 불러주러 뛰어다니고, 큰 무대건 작은 무대건 가리지 않고 누군가를 돕기 위한 자리라면 꼭 시간을 내서 참여합니다. 집에서 TV를 볼 때면 2천원짜리 ARS라도 몇 통씩 눌러준다는 그는 나눔이든 재능기부든 언제나 기쁜 마음으로 달려갑니다. 그가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그의 넘치는 사랑이 음악과 삶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는 사랑이야기보다도 더 깊게 마음을 울리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거나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이야기, 그런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박상민이라면 자신의 삶에서 우러난 깊은 울림을 담아 노래할 수 있겠지요. 그의 다음 노래가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N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