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을 말한다 :: 제16회 국민연금 청소년 글짓기 공모전 :: 같이의 가치, 국민연금 :: 박창헌 학생 _ 중등부 최우수상

젊고 돈이 있을때 김장과 같은 국민연금을 통해 미래를 준비한다면, 훗날 1년 동안 김치를 안 만들고도 맛있는 김치를 먹을 수 있는 것처럼 매월 연금을 통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 무척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우리 집은 다른 친구들 보다 식구가 많다. 바둑이 취미인 할아버지, 뜨개질이 취미인 할머니, 회사원인 우리 아빠, 집안일을 하시는 엄마, 그리고 초등학교에 다니는 동생까지. 다른 친구들에 비해 우리 집 식구의 수는 항상 많은 편이다. 이런 대가족인 우리 집은 해마다 친척들이 모여 김장을 한다. 초등학교 때에는 김장을 집에서 한다는 친구들이 꽤 있었지만, 중학생이 되고 나니 김장을 하는 집이 별로 없다.

우리 집은 올해도 어김없이 수원에 사시는 큰아버지, 큰어머니와 용인에 사시는 작은아버지와 작은어머니, 그리고 옆집 아주머니들이 김장을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우리 가족들은 매년 김장을 하기 때문에 누가 말하지 않아도 자기가 맡은 역할을 척척 알아서 해낸다. 나와 막내인 동생은 고춧가루랑 마늘 대령하기, 할아버지와 아빠는 강판으로 무채 만들기, 큰아버지와 작은아버지는 파와 마늘 다듬기, 그리고 엄마, 작은어머니, 큰어머니는 배추와 무 다듬기, 마지막으로 우리 할머니는 양념 만들기의 총 지휘관으로 우리 가족은 1년에 한번 씩 모여서 김장을 한다.

나는 매년 찾아오는 김장철이 되면 마음대로 밖에 나가 놀 수 가 없기 때문에 투덜대곤 했다. 친구들 대부분은 집에서 김장을 하지 않기 때문에 엄마가 “오늘 김장을 하니까 어디 나가지 마”라고 말씀하시면 한숨이 먼저 나온다. 내가 투덜댈 때 마다 엄마는 말씀하셨다. “우리가 김장을 안하면 네가 라면이랑 먹는 김치는 누가 만드니? 지금 김치를 많이 만들어 놔야 네가 좋아하는 묵은 김치를 내년까지 먹을 수 있는 거야.”라며 나를 다그치셨다. 나는 되받아쳤다. “엄마, 그럼 많이 하지 말고 조금씩만 만들어 먹으면 되잖아요. 많이 하니까 하루 종일 집에 있어야 하잖아요.” 엄마는 다시 말씀하셨다. “엄마 혼자 김치를 만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더 힘들고, 돈도 많이 들어. 너 학교 사회시간에 협동 안 배웠니?” 할 말이 없어진 나는 고춧가루를 가지러 갔다.

고춧가루와 마늘을 가지러 뒷마당으로 가던 중, 나는 어제 아빠와 얘기 나눴던 국민연금이 떠올랐다. 어제 9시 뉴스에 ‘국민연금’이라는 말이 나왔을 때 두 번이나 아빠에게 물어봤기 때문에 국민연금에 대해서는 다른 친구들보다는 잘 알고 있다. 국민연금이란 젊었을 때 조금씩 보험료를 내다가 나이가 들어 은퇴를 하거나 예기치 못한 장애, 사망 등으로 일을 못하게 되었을 때, 본인이나 가족에게 매월 연금을 주어 생활할 수 있도록 나라에서 운영하는 사회보장제도이다. 혼자 담그거나 사먹을 때보다, 더 맛있고, 더 저렴하게 김치를 만드는 우리 집의 김장이 국민연금이랑 꼭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이 시간이 있을 때 다함께 하루만 투자하면, 1년 동안 맛있게 먹을 김치를 만들 수 있다는 것, 젊고 돈이 있을 때 김장과 같은 국민연금을 통해 미래를 준비한다면, 훗날 1년 동안 김치를 안 만들고도 맛있는 김치를 먹을 수 있는 것처럼 매월 연금을 통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 무척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혼자서는 힘들지만, 여럿이 힘을 모으면 혼자서보다 편하게 1년 동안 먹을 김치를 많이 만들 수 있다. 노후 대비도 마찬가지다. 혼자 미래를 준비하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다. 나이가 들거나 갑자기 사고를 당해 일을 못하게 된다면 생활을 이어갈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겐 국민연금이 있다. 안정성이 보장되는 국가의 국민연금을 미리 미리 가입해서 미래를 대비하자.

글 박창헌 학생 _ 중등부 최우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