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스마트한 국민연금 사용법

글 송승용 이사_희망재무설계

“사람들은 2년 뒤에 올 변화는 과대평가하지만 10년 뒤에 올 변화는 과소평가한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창업자이자 세계 최대 부호인 빌 게이츠가 한말이다. “언제부터 노후준비를 시작하시나요?”라는 질문에 연령대 마다 반응이 다르다. 일반적으로는 30대 후반이나 40대가 되면 노후에 대해 본격적으로 걱정하게 된다. 자녀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나이가 들어도 이 녀석들을 책임질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자신의 노후걱정으로 연결된다. 혹은 자신들의 부모를 보면서 그들을 충분히 보살피지 못하는 자신을 돌아보면서 스스로의 노후를 걱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노후준비가 쉽지 만은 않다. 그런 고민중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 게 있다. 바로 국민연금이다. 노후를 맞이했거나 노후를 앞두고 있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 있다.
“국민연금이라도 있어서 다행이다”
우리는 냉정하게 이 말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이 나이 들 때까지 곁에 있는 이유는 뭘까? 크게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소득이 있다면 강제로 가입해야 하고 둘째, 돈이 필요하더라도 중간에 빼서 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게 가장 큰 이유이고 중요한 이유다. 그렇지 않은 노후자금은 대부분 내 곁을 떠난다. 이런 이유로 국민연금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일용직근로자나 영세 자영업자, 프리랜서들은 중간에 찾아 쓰기 쉬운 개인연금 보다 국민연금에 반드시 가입하길 권한다. 의무적으로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에 가입되어 있는 직장인들에 비해 자칫 노후 빈곤층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하루하루 먹고 살기 급한 일용직근로자나 영세 자영업자들은 노후준비가 사치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빌게이츠 말대로 조금 멀리 내다본다면 어느새 노후는 성큼 다가와 있을 것이기에 국민연금 가입을 미뤄서는 안 된다.
국민연금은 적은 금액이라도 길게 낼수록 유리하다. 따라서 소득이 일시적으로 끊겨서 보험료 납부가 유예된 경우에는 ‘추납제도’를 이용해 과거의 공백 기간을 메우는 것이 좋다. 추납이란 실직 등의 사유로 보험료를 납부할 수 없었던 기간(납부예외기간)이 지나 다시 소득이 생겼을 경우, 납부예외기간 동안 내지 않았던 보험료를 납부해 그 기간도 가입기간으로 인정받는 제도이다.
전업주부나 대학생 또는 실직자와 같이 공식적인 소득이 없어 의무가입대상에서 제외된 경우라면 ‘임의가입’이나 ‘지역가입’하여 최대한 길게 납입하는 것이 노후에 연금수령액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10년, 20년이 지난 후 매월 국민연금이 통장에 들어오는 날을 기다리면서 ‘국민연금이라도 있어서 다행’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만약 주변에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아 연금사각지대에 있는 지인이나 친척, 이웃이 있다면 지금 당장 국민연금 가입을 권하자.


국민연금에도 황금 룰이 있다

만약 밀린 보험료를 내거나 지금부터라도 국민연금에 가입한다면 얼마의 보험료로 가입하는 게 좋을까? 물론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게 적절히 내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이에 대한 최적의 답을 알고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 국민연금에도 황금 룰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국민연금가입 시 받을 수 있는 연금액을 참고해 보자. 지역가입자 혹은 임의가입을 통해 납입할 수 있는 최소 가입금액은 8만 9,100원이며, 최대 37만 8,900원*까지 원하는 보험료를 선택할 수 있다.

* 2016년 7월부터는 보험료 산정기준인 기준소득월액이 434만 원(최대 납입 가능 월 보험료 39만 600원)으로 상향 조정됩니다.

예를 들어 최소 가입금액인 8만 9,100원을 20년 동안 불입하면 물가를 감안한 현재가치로 월 32만 4,630원을 평생 받을 수 있다. 낸 돈 대비 3.6배를 받는 건데 20년 동안 내고 평생 받는 걸 감안하면 아주 좋은 재테크가 된다. 반면 월 상한금액인 37만 8,900원을 내면 66만 2,330원을 받는다. 낸 돈 대비 배율만 놓고 보면 연금보험료 기준 8만 9,100원에서 15만 300원 사이가 가장 효율이 높은 구간이다. 국민연금에도 가성비가 뛰어난 구간이 있는 셈이다. 그래도 낸 돈이 많을수록 받는 돈은 늘어난다.
보험료가 적을수록 낸 돈 대비 받는 배율이 높은 건 국민연금이 소득이 낮은 계층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사회보험적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반면 낸 돈이 많아질수록 배율이 낮아져서 왠지 손해 보는 느낌이 들 수 있다. 하지만 10년을 내고 평생 연금을 받는다는 점과 매년 물가가 오르면 연금액을 올려주는 점을 감안하면 절대 손해 보는 일은 아니다.

국민연금이 내 노후를 지키도록 만들자

노후준비의 가장 큰 적은 자신이다. 노후준비만큼은 자신을 믿어서는 안 된다. 강제로 저축해야 하고 중간에 해지하기 어려워야 한다.
의지가 약한 나를 대신해 시스템이 내 노후를 지키게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가장 적합한 게 국민연금이다. 특히 연금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일용직근로자, 영세자영업자, 프리랜서들은 개인연금 가입에 앞서 국민연금부터 꼭 가입하자. 국민연금은 ‘노후에 큰돈이 안 된다’, ‘조만간 소진 된다’는 말들을 한다. 국민연금에 노후를 맡기는 것 보다 자신이 더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자만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 중에 제대로 준비를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생활비로 사라지고 재테크 하다 잃고 먹고 마시고 놀러 다니다 보면 통장 잔고는 비게 된다.

행복한 노후의 자격

진실은 멀리 있지 않다. 지금 국민연금을 받는 인생 선배들에게 국민연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진지하게 물어보자. 10년, 20년이 지난 후 매월 국민연금이 통장에 들어오는 날을 기다리면서 ‘국민연금이라도 있어서 다행’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만약 주변에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아 연금사각지대에 있는 지인이나 친척, 이웃이 있다면 지금 당장 국민연금 가입을 권하자. 우리 모두는 행복한 노후를 살 자격이 있다. 하지만 자격을 얻으려면 해야 할 일을 실천해야 한다.

* 위 내용은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로 공단의 입장과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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