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게 배우는 100세 건강법 :: 빙판길 골절 주의보 겨울철 뼈 건강법 :: 글 _ 손정현 한의사

어느덧 눈 내리는 겨울이 되었다. 내가 공중보건의로 근무했던 서해안은 유독 눈이 많이 왔었다. 한 번 내린 눈은 일주일이 지나도 녹지 않았고, 차들이 많이 다니는 큰 도로는 수시로 제설작업을 해야 했다. 차가 다니지 않는 좁은 골목길과 논두렁길, 그리고 응달 쪽은 겨우내 내린 눈이 얼음이 되어 위험천만한 길이 되곤 했다. 그래서 보건지소에는 겨울 내내 어딘가 다치고 부러져서 내원하시는 환자분들이 많았다. 단순한 타박상과 힘줄, 인대 염좌는 그나마 가벼운 편이었다.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들은 넘어지셨다하면 골절로 이어졌다. 빙판길에 발을 헛디뎌 발목이 부러지시는 경우도 흔했고, 넘어질 때 손으로 땅을 짚다가 손목뼈에 금이 가는 경우, 엉덩방아를 찧고 난 뒤 갈비뼈, 척추, 그리고 고관절에 금이 가는 경우까지 있었다. 이 정도로 다쳐서 오시는 어르신들은 큰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으신 다음 오랜기간 관리와 재활을 해야만 했다. 골절이 발생하면 몇 개월씩 치료를 받아야 하고 그동안 삶이 질이 무척이나 떨어지게 된다. 게다가 요즘 같은 고령화 시대에는 나이가 들어서도 경제활동이나 여가활등을 활발히 해야 하기 때문에 뼈건강은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사고가 빈번한 겨울철을 맞이하여 뼈건강과 골절예방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뼈, 우리 인체의 기둥

뼈, 우리 인체의 기둥

뼈는 우리 몸에서 가장 깊은 곳에 있으며 가장 단단한 조직이다. 뼈는 인체의 기둥으로써 몸의 형태를 유지하게 한다. 그리고 머리뼈와 골반 뼈를 보면 알 수 있듯 중요한 장기들을 안에 담고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몸을 움직이게 하는 근육, 힘줄, 그리고 인대의 부착부 역할도 하며 그런 조직들이 힘을 쓰는데 지렛대 역할을 한다.
언뜻 생각하기에 뼈는 수동적인 역할만 한다고 느낄 수 있지만 그렇지는 않다. 뼈 속에 있는 골수에서는 혈액을 만들어 낸다. 뿐만 아니라 칼슘이나 인 등의 무기질과 염화물의 저장소 역할을 하여, 몸이 필요로 할 때에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뼈 자체가 살아있는 조직으로서 항상 흡수와 재생, 성장과 파괴가 일어나는 아주 역동적인 조직이다. 이런 중요한 부분이 만약 고장이 나거나 부서지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다. 뼈가 약해지거나 부서진다는것은 신체 구조가 무너진다는 것이고 그것은 곧 기둥에 매달린 장기들 역시 그 기능이 떨어지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뼈가 성기어 지는 골다공증

한의원에 내원하시는 많은 어르신들이 골다공증을 앓고 있다. 뼈도 당연히 나이를 먹고 그에 따라 노화가 진행된다. 따라서 누구나 노년기에는 뼈가 약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정상인보다 골량이 현저하게 줄어든 경우를 “골다공증”이라고 한다. 골다공증은 자체로는 통증이나 다른 증상이 없다. 보통 골절이나 건강검진을 통해 우연히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골절을 방지할 수 있을까?

뼈건강은 어려서부터

인체의 다른 어떤 기관보다 예방이 중요한 부분이 뼈라고 할 수 있다. 젊고 나이가 어릴수록 뼈건강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뼈는 20대에서 30대 초반에 최대 골량을 유지한다. 그리고 이 시기의 골량이 노년기의 뼈건강을 좌우한다. 따라서 이때 골량을 최대한 확보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청소년기에 충분한 영양섭취(칼슘과 비타민D 등)를 하고 적정한 운동을 통 해 최대 골밀도 생성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노년기의 뼈 건강

노년기의 뼈 건강

그렇다면 청년기에 최대골량을 찍고 점점 줄어드는 골밀도에 걱정하는 중노년층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이때부터는 골소실이 되도록 느린 속도로 적게 일어나게 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우선 뼈건강을 위해서 칼슘과 비타민D의 영양상태를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우리나라는 청소년 뿐만 아니라 노인 층의 칼슘섭취량이 심각하게 적은 편이라고 한다. 대한골대사학회에서는 50세 미만의 성인은 하루 1,000mg, 50세이상 성인은 하루 1,200mg의 칼슘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칼슘의 흡수에 필수적인 비타민D의 복용도 하루 800UI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이지만 적정 용량이 아니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을 해야한다. 그리고 아무래도 단백질이나 기타 비타민, 미네랄 등을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우유 및 유제품, 멸치나 통조림과 같이 뼈째로 먹을 수 있는 생선, 해조류, 두부, 시금치와 같은 채소류 등 다양한 음식으로 하루 섭취량을 채워주는 것이 좋다.

햇볕을 쐬며 운동을 하자

영양소만큼이나 부족해진 운동량을 채우는 것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했듯 비타민D는 칼슘 흡수에 필수적인 요소다. 비타민D는 햇빛(자외선)을 쪼인 피부에서 만들어 지는데 겨울철이라 야외활동이 줄어들게 되면 부족현상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일부러라도 햇빛을 쬐러 나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밖에 나간 김에 가벼운 운동도 병행하길 바란다. 운동은 여러 가지 면에서 뼈건강에 도움이 된다. 특히 걷기, 달리기, 턱걸이, 팔굽혀펴기, 앉았다 일어나기 등 체중부하운동이 골밀도를 유지하는데 좋다. 더구나 이런 운동은 관절 주위 근육을 강화시켜 관절통에도 도움이 되며 몸의 균형감각도 무뎌지지 않게 하여 겨울철 낙상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단, 이미 골절의 위험이 있는 분들은 날씨가 추운 겨울엔 운동전 스트레칭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얼어있는 것들은 외부 충격에 깨지고 부서지기 쉬운 법이다. 따라서 몸을 충분히 따뜻하게 만든 상태에서 활동을 하기 바란다.
추운 날은 급하게 기상하는 것은 좋지 않으므로 아침에 이불속에서 이리저리 몸을 풀고 스트레칭을 하자. 그리고 방한도구를 갖추고 겨울 햇살을 쬐러 밖으로 나가자. 눈이 얼어 미끄러운 길은 피해 다니며 조심조심 걸어 보자. 겨울은 내년 한해를 준비하는 아주 중요한 시기이다. 추운 겨울 움츠리고 있지만 말고 건강하게 내년을 준비해 보는 것이 어떨까.

햇볕을 쐬며 운동을 하자

글 _ 손정현 한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