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RoadⅠ

2018 Pyeongchang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 강릉으로 겨울여행을 떠났다.
예술가들의 삶을 살피고, 푸른 바다와 성긴 소나무 숲을 마주하며 커피 한 잔을 마셨다. 아쉬움이 남아 가시지 않던 마음 한구석이 포근해졌다.

write 박은경(여행작가) photograph 박은경, 한국관광공사DB

눈내린 강릉바닷가
눈이 쌓여있는 장작


강릉의 예술가를 만나는 감성 충전 여행


01. 오죽헌·강릉창작예술인촌

신사임당의 친정집으로 율곡 이이가 태어난 곳이 오죽헌이다. 율곡 선생이 태어난 방은 용꿈을 꾸고 아들을 잉태했기에 몽룡실이라 한다. 이 건물과 사랑채는 원형 그대로이며 나머지는 복원했다. 몽룡실 옆 600년 된 매화나무 율곡매, 마당가에 600년 넘은 배롱나무, 문성사 앞의 노송과 집을 둘러싼 대숲 등 오죽헌은 나무에도 역사가 깃들었다. 오죽헌 주차장에서 걸어서 3분 정도만 가면 강릉창작예술인촌과 동양자수박물관이 자리해 있다. 폐교를 리모델링해 1층은 작은 공방들이 모여 강릉창작예술인촌을 이루고 2층은 손때 묻은 생활자수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동양자수박물관으로 꾸몄다.



02. 평창동계올림픽 홍보체험관

다섯 개의 테마로 구성된 평창동계올림픽 홍보체험관은 중고 컨테이너를 재활용해 환경올림픽의 의미를 담았다. 컨테이너는 오륜 마크의 색깔을 본따 청색, 적색, 황색, 녹색, 흑색으로 칠해 알록달록 경쾌하다. 올림픽은 설상 경기 7종목, 슬라이딩 경기 3종목, 빙상 경기 5종목으로 총 15개 종목에서 순위를 다툰다. 각 종목을 대표하는 역동적인 모양의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스틱, 고글, 헬멧 등 조형물에 부착된 장비들은 실제로 국가대표가 사용한 것을 그대로 이용해 더욱 실감 난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대회기간 2018. 2. 9.~2. 25.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체험관

03. 초당순두부

강릉의 대표 음식은 초당순두부다. 경포호 근처 허균·허난설헌의 생가가 있는데 이 지역 일대 지명이 초당이다. 허균 부친의 호가 초당이었으니 거기서 지명이 유래한 것으로 추측한다. 초당마을에는 대대로 직접 두부를 만드는 식당이 30여 군데 있다. 깨끗한 바닷물을 간수로 사용하는데 집집마다 두부맛이 조금씩 다르다. 몽글몽글하고 고소한 순두부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게 슴슴하게 끓여낸 것이 초당순두부다. 싱겁다면 곁들여 나온 양념장을 넣어 섞으면 된다.

초당순두부

04. 참소리축음기, 에디슨과학박물관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은 축음기와 에디슨의 대표적인 발명품을 모아 놓은 곳이다. 미국에 위치한 에디슨박물관보다 에디슨의 축음기를 더 많이 소장하고 있다. 참소리축음기박물관과 에디슨과학박물관으로 나뉘어 있으며 축음기박물관은 나팔축음기를 선보이는 1전시관, 캐비닛형축음기를 모아 놓은 2전시관, 뮤직박스 위주로 전시한 3전시관 그리고 라디오·TV전시관 등으로 세분된다. 에디슨과학박물관은 빛에 관한 전시물, 소리에 관한 수집품, 생활용품과 발명품 등을 모아 보여준다.

에디슨 과학 박물관

05. 선교장, 매월당김시습기념관

선교장은 효령대군의 11대손인 이내번이 지은 것으로 전형적인 사대부가의 면모를 지닌 조선시대 상류 주택이다. 집터를 물색하던 이내번이 족제비를 따라가다 이른 곳의 숲이 무척 마음에 들어 낙점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이국적인 테라스를 앞에 둔열화당은 선교장 남자 주인의 주 거처였다. 테라스는 러시아 공사관에서 선물로 준 것이라고 한다. 선교장 앞 너른 잔디밭을 지나면 활래정이 보인다. 연꽃이 만발하는 여름철에 특히 볼만하지만 사철 어느 때라도 운치 있는 공간이다. 매월당 김시습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소설 《금오신화》의 작가다. 기념관 내부에는 《이생규장전》 포토존과 《금오신화》 내용을 영상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 코너가 있다.

매월당 김시습 기념관




커피 향 짙게 흐르는 강릉 해안길


01. 강릉솔향수목원

칠성산 자락에 문을 연 솔향수목원은 ‘솔향강릉’의 명성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공간이다. 방문자안내센터를 지나 제일 먼저 나타나는 것은 냇물쉼터다. 솔숲광장 쪽으로 길을 잡으면 비비추원, 숲생태관찰로, 숲체험학습원, 원추리원 등이 차례로 나온다. 솔숲광장에서 더 올라가면 염료식물원을 지나 천년숨결 치유의 길로 이어진다. 숲은 깊어지고, 솔향은 짙어진다. 계속 올라가면 솔향전망대와 하늘정원이 나온다. 다리를 건너 계곡 반대편으로 가면 향기원, 암석원, 난대식물원, 참나무 생태원 방면으로 올라가거나 다시 수목원 입구로 나갈 수 있다.


02. 남항진해변·솔바람다리

남대천을 사이에 두고 남쪽이 남항진해변, 북쪽이 안목해변이다. 남항진과 안목항을 건너는 가장 짜릿한 방법은 아라나비 체험이다. 아라나비는 ‘아름다운 바다 위를 나비처럼 날아간다’는 뜻으로 600m 거리를 불과 2~3분 정도에 건넌다. 다리가 후들거려 도전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인도교인 솔바람다리를 이용해 건너가면 된다. 남대천 위에 걸린 솔바람다리는 조명이 켜지는 밤에 더 볼만하다.


남항진해변

03. 안목커피거리

자판기 커피 한 모금에 바다를 감상하던 안목해변에 커피 전문점이 하나둘 들어서면서 어느덧 안목커피 거리를 형성하게 됐다. 지금도 자판기가 몇 대 남아 있지만 사람들은 각자 취향에 따라 마음에 드는 카페를 선택해 바다가 보이는 자리에 앉아 커피를 즐긴다. 안목커피거리에서 맨 처음으로 핸드드립을 시작했다는 카페는 그리스풍의 외관에 깔끔한 실내, 수준높은 커피 맛으로 유명하다. 커피농장과 박물관을 운영하는 카페, 모던한 인테리어가 보기 좋은 카페 등 이름난 곳이 수두룩하다.


04. 송정해변·강문해변

안목해변 북쪽으로 연결된 송정해변은 강릉의 해변들 가운데 개발이 거의 되지 않은 해변이다. 해변 길이 700m에 송림 또한 길게 형성돼 있어 보기 좋다. 송정해변의 솔숲이 끝나는 지점에 길이 400m의 강문해변이 나온다. 백사장은 아담하지만 반지, 이젤, 액자 모양 등 이색적인 포토존이 설치돼 여행객이 일부러 찾아온다.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촬영지로 입소문 나면서 알려졌다. 수제버거로 유명한 카페도 강문해변을 찾는 이유 중 하나다.


테라로사 커피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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