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양미경 씨가 톱스타로 우뚝 선 데는 분명 ‘대장금의 한 상궁’의 공이 컸다. 한 상궁의 단아한 이미지에 팬들은 빠져들었다. 중국에서의 인기도 이 점을 반영한다. 지난해 하반기 중국의 신화통신 인터넷 판은 “고상하고 겸손하며 상냥한 ‘한 상궁’ 양미경이 창사(長沙)를 정복했다”고 보도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는 예전부터 ‘은은하게’ 인기가 있었다. 많은 여성 팬들이 그에게서 지적(知的)이면서도 현모양처의 이미지를 읽어냈다. 그리고 무엇보다 40대라고는 믿기지 않는 그의 피부에 팬들은 부러움과 시샘을 동시에 느꼈다.

그는 촬영 강행군으로 피부가 ‘못 봐줄 만큼’ 상할 때가 아니면 따로 관리를 하지 않는다. 집에 있을 때는 색조화장품에 손도 대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는 ‘피부미인’이라 불린다. 피부 관리비결은 무엇일까?

피부미인이 되려면 우선 자신의 피부성질부터 알아야 한다. 그는 자신의 피부성질을 약간 건성이면서 지성인, 일종의 복합성 피부라고 진단한다. 그래서 그는 기름기 있는 음식을 잘 먹지 않는다. 얼굴에 뾰루지 같은 게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평소 차가운 느낌이 나는 마사지를 좋아한다. 그렇게 하고 나면 피부가 촉촉해진다. 그리고 가장 큰 비결. 바로 ‘자연화장품’을 쓰는 것이다. ‘한방화장품’이 아니다. 천연재료를 화장품처럼 쓴다는 의미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천연재료는 쌀뜨물이다. 뽀얀 피부의 비결은 바로 이 쌀뜨물에 있다.

“10년 이상 쌀뜨물을 얼굴에 발랐어요. 피부를 촉촉하게 해 주고 하얗게 만들어주거든요. 맨 처음 나오는 쌀뜨물만 버리고 나머지를 모두 받아두세요. 고르게 얼굴에 바르고 15분 정도 있다가 깨끗이 씻어내면 됩니다.”

여름에는 오이 마사지를 자주 한다. 잘게 썬 오이를 얼굴에 붙이고 15분 정도 편안히 누워 있다가 떼어내고 얼굴을 씻는다. 피부트러블이 있을 때 오이를 쓰면 효과가 좋다.

밤샘 촬영이 계속돼 피로가 쌓이면 얼굴에 뾰루지나 종기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 그는 죽염가루를 쓴다. 죽염가루를 얼굴 전체에 바르고 그 상태로 잠을 잔다. 다음날 일어나서 얼굴을 씻으면 뾰루지나 종기가 말끔하게 사라진다.

의학적으로 봐도 이런 방법은 매우 타당하다. 다만 죽염가루의 경우 얼굴에 바르고 그냥 잠을 자기보다는 5분 뒤 깨끗이 씻고 화장수와 로션으로 손질하는 게 더 좋다.

쌀뜨물에는 칼슘과 마그네슘 비타민 등이 풍부하다. 그래서 기미와 주름살 예방에 좋다. 다만 민감한 피부의 경우 피부가 벗겨지는 ‘박피현상’이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 오이에는 특히 비타민C가 많아 피부와 점막을 튼튼하게 해 준다. 여름철 햇볕에 피부가 손상되면 오이 즙을 내 차갑게 한 뒤 바르면 피부가 진정되는데, 이 때 오이 대신 감자를 써도 괜찮다.

죽염은 항균과 항염증 작용이 뛰어나 뾰루지, 습진, 무좀 등이 생겼을 때 효과가 좋다. 다만 염증이 없는 피부일 때 효과가 있는 편이다. 눈 주변에 발라서는 안 되며 피부에 자극을 주지 않을 정도로 입자가 고운 죽염가루를 쓰는 게 좋다.

이밖에도 맥반석, 녹차, 레몬, 우유 등도 피부 관리에 도움이 된다. 맥반석으로 팩을 하면 피부 깊숙이 들어있는 노폐물을 제거하는 효과가 크다. 다만 지성피부에는 좋지 않아 여드름이 심한 사람이 맥반석 팩을 하면 고름이 나올 수 있다. 우유는 윤기가 없거나 각질이 많은 피부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고름 형태의 여드름이 있는 피부에는 우유를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레몬즙은 피부를 하얗게 만들어준다. 작은 크기의 청주 1병에 레몬 2개를 즙 낸 뒤 밀봉하고 일주일간 냉장고에 보관한다. 그 후 커피 필터로 찌꺼기를 거른 뒤 사용하도록 한다. 레몬즙은 두피마사지에도 좋아 비듬과 가려움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모든 피부에 적용이 가능하다. 녹차 물로 얼굴을 씻으면 기미와 주근깨를 어느 정도 예방하고 줄일 수 있다.

천연재료만 쓴다고 피부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잘 먹어야 피부미인’이라는 말에 양미경 씨는 동의한다. 그는 자신을 가리켜 ‘먹보’라 부른다. 사람들은 그의 가냘픈 몸매를 보면서 식사량이 그다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원래부터 밥을 좋아하고 잘 먹는다.

그는 음식을 깨작거리는 것을 싫어한다. 골고루 먹지 않고 음식을 가리면 몸도 어딘가 이상이 생길 것이고 그에 따라 피부도 나빠질 것이란 생각에서다. 그래서 그는 편식을 피부에 가장 큰 적(敵)으로 규정한다. 산해진미는 아니더라도 골고루 맛있게 먹으면 건강해진다는 게 그의 음식철학이다. 그리고 그는 절대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는다.

“가능하면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아침식사를 꼭 하려고 하죠. 아침식사는 피부건강에도 좋지만 활기찬 생활을 위해 꼭 먹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천연재료로 피부를 관리하고 편식만 하지 않으면 다 피부미인이 될 수 있는 것일까? 그는 마지막 노하우로 ‘푹 자고 적당히 운동하며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을 추가한다.

“저는 늦어도 밤 10시가 되면 잠자리에 들고 새벽 5~6시쯤에는 일어나요. 하루에 8시간 정도 충분히 자는 수면습관을 오래 전부터 유지하고 있죠. 푹 자야 피부도 쉴 수 있지 않겠어요? 또 이처럼 규칙적으로 생활하면 피부도 그 리듬에 맞춰 살아간다고 저는 믿어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면 피부가 항상 축축 늘어질 거 같아요. 피부탄력이 회복되는 시간도 그만큼 늦어지지 않을까요?”

그는 니트를 직접 짜서 입을 정도로 꼼꼼한 주부다. 그래서 아내와 엄마, 주부의 역할을 모두 잘 하려고 애쓰는 한국 주부들의 심정을 잘 안다. 그가 보기에 한국의 주부들은 쇼핑을 해도 남편과 아이의 물건만 산다. 자신의 옷 한두 가지나 화장품 한두 개쯤은 살 수도 있는데, 온통 아이와 남편 걱정뿐인 주부의 현실이 안타깝다.

“건강해지기 위해서라도 스스로를 먼저 아껴야 해요. ‘나는 소중하다’고 항상 마인드 컨트롤을 하세요. 꼭 비싼 게 아니어도 상관없습니다. 남편과 아이 옷을 살 때 슬쩍 내 것도 구입하세요. 스스로를 배려해야 마음도 편해지고 몸과 마음은 물론 피부도 좋아집니다. 자신에 대한 투자는 바로 가족에 대한 투자라는 점을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