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담론
육아대디,
아이들과 벅찬 행복을 누리는 경험
아이들과 벅찬 행복을 누리는 경험
저 멀리서 자명종 소리가 들린다. 몸이 천근만근이라 일어나기가 싫다. 오늘 아침에 팀 회의가 있다는 게 불현듯 생각이 난다.
꾸역꾸역 몸을 일으키고 침대에서 기어 나온다. 시계는 6시 10분을 가리키고 아이들 방은 조용하다. 어제 먹은 술 때문에 속에서 신물이
올라온다. 아이들이 깰까 봐 조용히 화장실로 가서 샤워를 한다. 어제도 늦게 들어와서 아이들 얼굴을 보지 못했는데,
오늘 아침은 팀 회의 때문에 아이들 얼굴도 못 보고 나가는구나. 출근 시간은 9시인데 도대체 누가 8시에 회의를 잡은 것일까? 어쩔 수 없다.
회사에서 돈을 주니 열심히 일하는 수밖에. 아이들이 깨지 않도록 옷을 입고 조용히 집을 나선다.
꾸역꾸역 몸을 일으키고 침대에서 기어 나온다. 시계는 6시 10분을 가리키고 아이들 방은 조용하다. 어제 먹은 술 때문에 속에서 신물이
올라온다. 아이들이 깰까 봐 조용히 화장실로 가서 샤워를 한다. 어제도 늦게 들어와서 아이들 얼굴을 보지 못했는데,
오늘 아침은 팀 회의 때문에 아이들 얼굴도 못 보고 나가는구나. 출근 시간은 9시인데 도대체 누가 8시에 회의를 잡은 것일까? 어쩔 수 없다.
회사에서 돈을 주니 열심히 일하는 수밖에. 아이들이 깨지 않도록 옷을 입고 조용히 집을 나선다.
직장인 아빠의 비애
내가 회사로 출근을 할 때의 일상이다. 나뿐만이 아니라 많은 대한민국의 아빠가 겪는 당연하지 않지만 당연하게 여기는 일상일 것이다. 얼마 전에 유명한 자양강장제 박OO CF를 보면서 씁쓸함을 느꼈었다. 열심히 일하고 아침에 꾸역꾸역 출근하는 아빠를 보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아이가 “아빠! 또 놀러 오세요.”라고 인사를 한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주말에는 아빠를 좋아하던 아이들이 평일에 얼굴 보는 시간이 적으니 금요일만 되면 아빠를 어색해했다. 대화가 통하는 5~6살 정도에는 아빠가 늦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해시킬 수 있기에 그나마 괜찮지만,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운 1~4살 아이들은 어쩌다 보이는 아빠가 가족보다는 친척에 가까운 사람이었으리라.
나에게도 박OO CF 같은 일이 종종 일어났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나를 대하는 우리 아들의 태도였다. 엄마가 일찍 출근하는 날이나 늦게 퇴근하는 날이면 우리 아들이 나에게 멀어지면서 “엄마~엉엉엉, 아빠 싫어, 엄마~~엉엉엉” 하며 서럽게 울었다.
지금도 반성하는 여러 가지 일들이 있는데, 내가 아들에게 대했던 다양한 잘못된 행동들 때문에 아빠가 애착의 대상이 아니고 공포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지금이야 웃으면서 “아이가 울어서 현관밖에 내다 놓았었어요.” 하며 이야기하지만, 그 당시에는 초보 아빠의 무지에서 비롯된 잘못된 일들이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주말에는 아빠를 좋아하던 아이들이 평일에 얼굴 보는 시간이 적으니 금요일만 되면 아빠를 어색해했다. 대화가 통하는 5~6살 정도에는 아빠가 늦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이해시킬 수 있기에 그나마 괜찮지만,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운 1~4살 아이들은 어쩌다 보이는 아빠가 가족보다는 친척에 가까운 사람이었으리라.
나에게도 박OO CF 같은 일이 종종 일어났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나를 대하는 우리 아들의 태도였다. 엄마가 일찍 출근하는 날이나 늦게 퇴근하는 날이면 우리 아들이 나에게 멀어지면서 “엄마~엉엉엉, 아빠 싫어, 엄마~~엉엉엉” 하며 서럽게 울었다.
지금도 반성하는 여러 가지 일들이 있는데, 내가 아들에게 대했던 다양한 잘못된 행동들 때문에 아빠가 애착의 대상이 아니고 공포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지금이야 웃으면서 “아이가 울어서 현관밖에 내다 놓았었어요.” 하며 이야기하지만, 그 당시에는 초보 아빠의 무지에서 비롯된 잘못된 일들이었다.
아빠! 집으로 출근하다
가족, 특히 아들과의 안 좋은 일들이 반복되자 가족, 인생, 미래 등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내와 상의 끝에 내가 집으로 출근하기로 결정했다. 지금도 쉽지는 않지만 3년 전에는 더 어려웠던 육아휴직을 하기로 한 것이다.
당연히 육아휴직을 하기 전부터 회사에 이야기하며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육아휴직을 하는 동안에도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인생이 다 그렇듯이 몇 년이 지나니 모두 추억이 되었다. 힘들었던 일들 덕분에 가족이 더 단단해졌고, 항상 밖으로 겉돌던 나도 아빠로서 가족 옆에 있게 되었다. 집으로 출근하면서 무엇보다 색달랐던 건 행복이라는 감정을 알게 된 것이다. 나는 ‘아이들과 함께하니 행복해요’라고 하는 말을 머릿속으로만 알고 있었지 가슴으로 느끼지는 못했었다. 주말이나 평일에 아이들과 함께하는 게 즐겁다기보다는 의무감이 더 컸다. 아무래도 함께하는 시간이 적으니 그리고 내 몸도 피곤하니 더 그랬으리라 본다. 그런데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슴이 열리는 느낌이 들었다. 조금씩 조금씩 따뜻해지다가 어느 날은 뜨거워지는 기분, 그러면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게 벅차게 기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모성애(부성애), 행복 이런 단어로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개인적으로 저 두 단어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그런 기분이 가슴에 남아 있다.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내가 가장 좋았던 것을 하나 더 이야기해 보면, 내 기억에 아이들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기쁨을 몰랐던 때에는 내 기억에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이 없는 것이 조금 서운한 정도였다.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이 내 기억에 남아있는 지금은 더없이 뿌듯하다. 무언가 인생을, 삶을 이루어 가고 있다는 기분이다.
하나 더 이야기해 보면, 드디어 아들이 생겼다. 아빠를 싫어하는 아들이 아니라 나를 좋아해 주는 아들 말이다. 이제는 목욕탕에서 내 등에 비누칠도 해 준다. 처음 내 등에 비누칠을 해주던 아이의 손길이 아직도 기억난다. 나를 싫어하는 아들이 정말 비누칠을 해줄까 하고 조마조마했었는데, 아들의 손이 등에 닫자 살짝 가슴이 먹먹해졌다.
이런 육아대디의 삶이 항상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인 문제가 항상 내 뒤를 따라다닌다. 그래서 아이들 돌보는 시간 외에 프리랜서로 조금씩 일을 하고 있다. 언젠가 아내가 일을 그만두면 그 뒤를 이어서 누군가는 또 일을 해야 하기에 아빠는 온전히 전업주부에 올인 하기가 어렵다. 그 다음 힘든 건 외로움과 우울감이다. 아무래도 육아를 하는 주체가 아직은 엄마들이기에 아빠는 엄마들 무리에 친하게 어울리기가 쉽지 않다. 설령 어울리더라도 남자와 여자의 감성이 다르기에 깊숙이 들어가기는 어렵다. 그러다 보니 육아 고립도 생기고 우울감도 올라온다. 물론 한 3년 지나면 익숙해지니 횟수가 줄어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고립, 외로움, 우울은 항상 내 주변을 맴돈다.
당연히 육아휴직을 하기 전부터 회사에 이야기하며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육아휴직을 하는 동안에도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인생이 다 그렇듯이 몇 년이 지나니 모두 추억이 되었다. 힘들었던 일들 덕분에 가족이 더 단단해졌고, 항상 밖으로 겉돌던 나도 아빠로서 가족 옆에 있게 되었다. 집으로 출근하면서 무엇보다 색달랐던 건 행복이라는 감정을 알게 된 것이다. 나는 ‘아이들과 함께하니 행복해요’라고 하는 말을 머릿속으로만 알고 있었지 가슴으로 느끼지는 못했었다. 주말이나 평일에 아이들과 함께하는 게 즐겁다기보다는 의무감이 더 컸다. 아무래도 함께하는 시간이 적으니 그리고 내 몸도 피곤하니 더 그랬으리라 본다. 그런데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슴이 열리는 느낌이 들었다. 조금씩 조금씩 따뜻해지다가 어느 날은 뜨거워지는 기분, 그러면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게 벅차게 기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모성애(부성애), 행복 이런 단어로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개인적으로 저 두 단어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그런 기분이 가슴에 남아 있다. 아이들과 함께하면서 내가 가장 좋았던 것을 하나 더 이야기해 보면, 내 기억에 아이들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기쁨을 몰랐던 때에는 내 기억에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이 없는 것이 조금 서운한 정도였다.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이 내 기억에 남아있는 지금은 더없이 뿌듯하다. 무언가 인생을, 삶을 이루어 가고 있다는 기분이다.
하나 더 이야기해 보면, 드디어 아들이 생겼다. 아빠를 싫어하는 아들이 아니라 나를 좋아해 주는 아들 말이다. 이제는 목욕탕에서 내 등에 비누칠도 해 준다. 처음 내 등에 비누칠을 해주던 아이의 손길이 아직도 기억난다. 나를 싫어하는 아들이 정말 비누칠을 해줄까 하고 조마조마했었는데, 아들의 손이 등에 닫자 살짝 가슴이 먹먹해졌다.
이런 육아대디의 삶이 항상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인 문제가 항상 내 뒤를 따라다닌다. 그래서 아이들 돌보는 시간 외에 프리랜서로 조금씩 일을 하고 있다. 언젠가 아내가 일을 그만두면 그 뒤를 이어서 누군가는 또 일을 해야 하기에 아빠는 온전히 전업주부에 올인 하기가 어렵다. 그 다음 힘든 건 외로움과 우울감이다. 아무래도 육아를 하는 주체가 아직은 엄마들이기에 아빠는 엄마들 무리에 친하게 어울리기가 쉽지 않다. 설령 어울리더라도 남자와 여자의 감성이 다르기에 깊숙이 들어가기는 어렵다. 그러다 보니 육아 고립도 생기고 우울감도 올라온다. 물론 한 3년 지나면 익숙해지니 횟수가 줄어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고립, 외로움, 우울은 항상 내 주변을 맴돈다.
다시 하라고 해도 육아대디를 선택할 거다
나는 사람들에게 전업주부, 육아대디를 하라고 추천하지 않는다. 경제적, 심적 준비 그리고 아내와의 심도 있는 대화가 없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준비가 다 되어있다면, 무조건 추천하고 싶다. 인생을 살면서 느껴보지 못했던 신기한 감정을 느낄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기회는 아이들이 어릴 때만 누릴 수 있는 기회다. 몇 년이 지나서 되돌아봐도 결코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 될 것이다. 내가 3년 전으로 돌아간 다고해도 나는 다시 육아를 선택할 것이다. 육아대디가 되면서 내 인생이 더 행복해졌기 때문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스웨덴 아아빠들이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하루 300분이고, 우리나라 아빠들은 6분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려고 모든 사람이 육아휴직이나 전업 아빠를 할 수는 없다. 아이와 함께할 충분한 여력이 안 된다면, 하루에 10분이라도 스마트폰, TV, 컴퓨터 다 끄고 아이들의 소리에 집중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기를 추천한다. 어찌 보면 아이들과 함께하는 건,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할 수 있다. 10분 아이들에게 집중해주는 아빠가 1시간 스마트폰 보여주는 아빠보다 더 굳건한 애착관계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아이를 사랑하는 대한민국 모든 아빠에게 오랫동안 행복이 가득하기를 응원한다.
그렇다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려고 모든 사람이 육아휴직이나 전업 아빠를 할 수는 없다. 아이와 함께할 충분한 여력이 안 된다면, 하루에 10분이라도 스마트폰, TV, 컴퓨터 다 끄고 아이들의 소리에 집중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기를 추천한다. 어찌 보면 아이들과 함께하는 건,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할 수 있다. 10분 아이들에게 집중해주는 아빠가 1시간 스마트폰 보여주는 아빠보다 더 굳건한 애착관계를 형성하게 될 것이다. 아이를 사랑하는 대한민국 모든 아빠에게 오랫동안 행복이 가득하기를 응원한다.
글_ 김진성 생각실천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