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시작해서 대회 입상까지

시작은 우연의 연속이었다. 평소 차를 좋아했던 이경록 대리에게 스포츠카를 탈 기회가 생겼다. 스포츠카를 타고 난 후부터 운전을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모터스포츠로 유명한 사람과 서킷^* 등을 따라다녔는데, 어느샌가 하나씩 모터스포츠를 즐기고 경기에 참여하고 있었다. 경기에 참여한 지 벌써 3년 차, 넥센스피드레이싱에서는 2시즌 연속 3위를 달성하였고, 짐카나^**에도 출전하고 있다.
“모터스포츠는 엔진이나 모터가 달린 이동수단으로 경기하는 종목입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양산 자동차 종목에 출전 중입니다. 모터스포츠는 드라이빙 스킬과 더불어 차에 대한 이해, 멘탈관리, 심리싸움, 전략수립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지는 매우 치밀한 스포츠입니다. 간략히 말하자면 기계와 사람의 조화를 추구하는 궁극적인 스포츠죠.”
모터스포츠 하면 떠오르는 건 역시 스피드다. 시원스럽게 질주하는 차를 바라보고 있으면 답답한 마음까지 한꺼번에 날려버리는 느낌이 든다. 이경록 대리는 모터스포츠를 즐기면서 순간적인 상황 판단력이 길러지고 자기 스스로를 조금 더 먼 거리에서 객관적으로 보게 되었다고 말한다.
“차와 사람이 하나가 되는 순간과 심리전에서 이길 때 느낄 수 있는 희열이 있습니다. 언제나 극복해야 하고 넘어서야 하는 대상은 나 자신이라는 사실도 깨닫게 됩니다. 모터스포츠를 하다 보니 평소에도 다른 운전자들이 가진 심리가 차를 통해 엿보이게 되는데,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하면 대부분 들어맞아서 신기합니다. 이걸 만화에서 ‘제로의 영역’이라던가, ‘독백’으로 표현하곤 하던데,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점은 있습니다. 집중하며 운전할 때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느껴지는 기분도 듭니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마음껏 즐기다

모터스포츠를 즐기기 위해서 차가 필요하지만, 차종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경차부터 SUV까지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차종도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대신 속도를 즐기는 스포츠인 만큼 안전에 더욱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드라이버를 보호할 안전장구류는 필수입니다. 서킷을 주행할 수 있는 서킷 라이센스부터 경기참여를 위한 드라이버 라이센스까지 준비해야 합니다.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그만큼 준비할 것도 많고 숙지할 것도 많은 스포츠입니다.”
이경록 대리가 처음 운전을 배울 때부터 들어왔던 말은 항상 기본에 충실하라는 것이었다. 조금만 방심해도 치명적인 결과가 생길 수 있으니 언제나 기본을 생각하고 서킷에 들어간다.
“안전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한 뒤, 여러 가지 걱정은 진입하기 전까지만 하고 들어갑니다. 서킷에 들어가서는 최대한 집중해서 실력을 발휘하도록 노력합니다. 그리고 서킷이라는 특수환경에서는 같이 달리는 드라이버들 간의 믿음이 곧 안전과 연결되니 동료의식도 중요합니다.”
모터스포츠는 어떤 사람들이 즐기면 좋을까. 이경록 대리는 모터스포츠를 즐기는데 있어 제한은 없지만, 차를 좋아하는 사람 중에서 운전을 더 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쉽게 흥미를 느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주로 호기심과 탐구심이 많은 분이 푹 빠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도 그럴 것이 기계공학, 운동역학, 심리 등 여러 학문이 얽혀 있는 끝없는 탐구영역이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기 자신과 끝없이 대화하며 수련하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저에게는 아직도 배워나가야 할 것이 많아서 새로운 것을 익히게 되면 기존의 나를 뛰어넘어 한층 더 성장했음을 많이 느낍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궁극적인 드라이빙 스킬을 구사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