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야 놀자
소유에서 경험으로
변화하는 시대가 온다
변화하는 시대가 온다
아침에 일어나 정수기에서 물을 따라 마신다. 양치와 면도를 한 후, 옷을 입고 출근길에 나선다. 회사에 출근하자 방역회사 직원들이 회사 곳곳을 소독하고 있었다. 퇴근 후엔 정기배송된 식자재를 이용해 저녁을 먹은 후, 둘째 아이의 학습지를 함께 풀었다. 아이는 매달 한 번씩 오는 놀이 꾸러미를 선물 받듯이 좋아한다. 아내는 아이들을 재운 뒤 소파에 누워 스트리밍 서비스로 영화를 본다. 나는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에 접속했다.
다양한 형태의 구독 서비스
우리의 일상은 소비로 시작하고 끝난다. 그 소비 활동이 요즘엔 구독경제라는 틀 안으로 점차 포함되고 있다. 구독은 일정 기간 구독료를 지불하고 상품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경제활동을 뜻한다. 과거엔 전기, 우편, 통신, 수도, 우유, 신문 정도만을 구독했다. 하지만 이젠 일상에 필요한 거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구독으로 이용할 수 있다.
구독경제란 용어는 미국의 기업용 결제 및 정산 솔루션 기업 주오라(Zuora)의 창립자 티엔 추오(Tien Tzuo)가 처음 썼다. 그는 구독경제를 ‘제품 판매가 아니라 서비스 제공을 통해 반복적인 매출을 창출하고, 고객은 구매자에서 구독자로 전환하는 산업 환경’이라고 정의했다. 구독경제는 ‘반복’과 ‘선불’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소비자가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선지급하고 그 기간 동안 상품 또는 서비스를 소비하는 것이다.
구독 서비스는 무제한 이용형, 정기배송형, 렌탈형 등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무제한 이용형은 월 구독료를 내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음원과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전자책 구독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정기배송형은 지정된 날짜에 생활필수품을 정기적으로 공급받는 형태이다. 화장품, 꽃, 면도날, 생리대, 식료품 등 다양한 생필품, 기호품으로 정기배송이 확대되고 있다. 렌탈형은 자동차나 생활가전, 명품가방 등 비교적 고가의 제품을 매월 비용을 내고 빌려 쓰는 형태이다.
구독경제는 소비자에게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 가령 차량 구독의 경우 한 달 구독료를 내면 2종~6종의 차를 타볼 수 있다. 신차를 구매하기 전 선호 차량을 결정하는 용도로 유용하다.
구독경제란 용어는 미국의 기업용 결제 및 정산 솔루션 기업 주오라(Zuora)의 창립자 티엔 추오(Tien Tzuo)가 처음 썼다. 그는 구독경제를 ‘제품 판매가 아니라 서비스 제공을 통해 반복적인 매출을 창출하고, 고객은 구매자에서 구독자로 전환하는 산업 환경’이라고 정의했다. 구독경제는 ‘반복’과 ‘선불’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소비자가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선지급하고 그 기간 동안 상품 또는 서비스를 소비하는 것이다.
구독 서비스는 무제한 이용형, 정기배송형, 렌탈형 등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무제한 이용형은 월 구독료를 내면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음원과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전자책 구독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정기배송형은 지정된 날짜에 생활필수품을 정기적으로 공급받는 형태이다. 화장품, 꽃, 면도날, 생리대, 식료품 등 다양한 생필품, 기호품으로 정기배송이 확대되고 있다. 렌탈형은 자동차나 생활가전, 명품가방 등 비교적 고가의 제품을 매월 비용을 내고 빌려 쓰는 형태이다.
구독경제는 소비자에게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 가령 차량 구독의 경우 한 달 구독료를 내면 2종~6종의 차를 타볼 수 있다. 신차를 구매하기 전 선호 차량을 결정하는 용도로 유용하다.
저성장 기조에 구독경제가 활로로 부상
구독경제는 기술 발전과 함께 진화했다. 방문판매와 우편, 전화 등 오프라인 기반의 멤버십 모델이 모바일로 바뀌면서 접근성이 크게 높아진 것이 가장 큰 변화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데이터 전송 속도가 높아지면서 과거처럼 비디오를 소장하거나 다운로드 받을 필요가 없이 스트리밍을 받는 방식으로 콘텐츠 이용이 바뀌었다. 소유에서 경험으로 소비철학이 변화한 것이다.
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들어선 점도 구독경제 확산을 재촉한다. 미국에서 구독경제가 유행하게 된 시기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이다. 긱 이코노미(Gig Economy) 확산으로 소득 안정성이 떨어지자 한 번에 고액을 지출하기보다 필요할 때 사용하고 그만큼만 지불하는 소비 행태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특히 과거 세대보다 불황에 익숙하고 수축적인 소비 성향을 보이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구독경제가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들에게는 소유보다 ‘접속’하고 ‘사용’해 ‘경험’하는 것이 더 익숙하다. 비혼가구, 저출산, 1인가구 증가로 이런 성향은 더 강해졌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대면 서비스에 대한 심리적 부담으로 온라인 중심의 언택트 소비가 늘면서 구독경제는 더 탄력을 받고 있다. 구독형 방역 서비스도 인기다.
디지털 형태로 제공되는 구독 서비스의 경우 일단 큰 비용을 내 콘텐츠와 인프라를 구축한 후에는 추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드는 비용(한계비용)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일단 충분한 구독회원을 확보하고, 이들이 떠나지 못하도록 ‘잠금효과’를 얻으면 이후엔 수익이 급상승한다. 구독으로 바꾸면 한 번의 판매로 끝나지 않고, 고객을 구독자로 전환해 반복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거래가 주로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관리되면서 관련 데이터를 쌓아 추가적인 상품 서비스 개발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
경제가 저성장 기조로 들어선 점도 구독경제 확산을 재촉한다. 미국에서 구독경제가 유행하게 된 시기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이다. 긱 이코노미(Gig Economy) 확산으로 소득 안정성이 떨어지자 한 번에 고액을 지출하기보다 필요할 때 사용하고 그만큼만 지불하는 소비 행태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특히 과거 세대보다 불황에 익숙하고 수축적인 소비 성향을 보이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구독경제가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들에게는 소유보다 ‘접속’하고 ‘사용’해 ‘경험’하는 것이 더 익숙하다. 비혼가구, 저출산, 1인가구 증가로 이런 성향은 더 강해졌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대면 서비스에 대한 심리적 부담으로 온라인 중심의 언택트 소비가 늘면서 구독경제는 더 탄력을 받고 있다. 구독형 방역 서비스도 인기다.
디지털 형태로 제공되는 구독 서비스의 경우 일단 큰 비용을 내 콘텐츠와 인프라를 구축한 후에는 추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드는 비용(한계비용)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일단 충분한 구독회원을 확보하고, 이들이 떠나지 못하도록 ‘잠금효과’를 얻으면 이후엔 수익이 급상승한다. 구독으로 바꾸면 한 번의 판매로 끝나지 않고, 고객을 구독자로 전환해 반복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거래가 주로 온라인으로 이뤄지고, 관리되면서 관련 데이터를 쌓아 추가적인 상품 서비스 개발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미래에 의식주 가운데 구독 서비스로 전환되지 않은 게 있을까.
경제학자들은 이를 ‘물고기 모델’(Fish Model)로 설명한다. 제품 중심의 전통적 기업이 구독 사업으로 전환을 시작하면 비용이 증가하고 매출이 감소하는 성장기를 경험하고, 충분한 구독자 수를 확보하면서 전환이 완료되면 상황이 역전되면서 이익이 급증하는 현상을 나타낸다. 전환기 비용과 수익의 상반된 흐름은 물고기 배가 부푼 것처럼 보인다.
이런 설명에 부합하는 사례로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를 들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한때 모바일 전환에 실패하면서 2012년, 2015년 한때 적자를 볼 정도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지만, 단건으로 판매하던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 기반 구독형 서비스로 전환하면서 반등할 수 있었다. 이후엔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구독 서비스는 코로나19 와중에도 버팀목이 됐다. 오피스365의 구독자 수는 지난해 2분기 3,330만 명에서 지난 9월 기준 4,530만 명으로 증가했다.
이런 설명에 부합하는 사례로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를 들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한때 모바일 전환에 실패하면서 2012년, 2015년 한때 적자를 볼 정도로 어려운 시기를 겪었지만, 단건으로 판매하던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 기반 구독형 서비스로 전환하면서 반등할 수 있었다. 이후엔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구독 서비스는 코로나19 와중에도 버팀목이 됐다. 오피스365의 구독자 수는 지난해 2분기 3,330만 명에서 지난 9월 기준 4,530만 명으로 증가했다.
콘텐츠와 이커머스가 결합한 구독경제 경쟁 치열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넷플릭스 등의 성공 사례에 자극을 받은 업계는 구독경제로의 전환에 힘을 쏟고 있다. 애플은 지난 9월 15일 애플 뮤직, 애플 TV+, 애플 아케이드, 아이클라우드 등 그간 쪼개져 있었던 애플 서비스를 하나로 모아 구독할 수 있는 애플원(Apple One)을 공개했다.
기존 애플뮤직 가입자를 애플원 가입자로 재가입시키면서 가입자당 평균 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게임도 구독 경제로의 전환이 활발한 분야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게임 패스 구독자 수는 1,500만 명을 넘었다. 향후엔 게임을 다운로드 받지 않고 게임이 설치된 서버에 접속해 이용하는 클라우드 게임을 중심으로 한 구독 서비스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구독경제 시장은 2000년 2,150억 달러, 2015년 4,200억 달러에서 올해 5,300억 달러(한화 약 646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현재 70% 이상의 기업이 구독 서비스를 도입했거나 고려 중이며, 2023년 전 세계 기업의 75%가 소비자와 직접 연결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흐름을 국내 기업도 뒤쫓고 있다. 인터넷, 통신 기업을 중심으로 구독 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콘텐츠 서비스와 유통의 결합이 주를 이룬다. 전통적 구독 사업을 해온 통신 기업들도 이 대열에 합류하는 상황이다. 기차와 비행기 안에서 영화를 보듯, 자율주행이 본격 도입될 경우 자동차는 엔터테인먼트의 공간이 될 수 있다. 이미 일부 통신사와 OTT 서비스가 손을 잡았듯이 자동차 회사가 OTT 기업과 손을 잡고 구독 서비스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구독경제의 그물이 더 촘촘해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기존 애플뮤직 가입자를 애플원 가입자로 재가입시키면서 가입자당 평균 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게임도 구독 경제로의 전환이 활발한 분야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게임 패스 구독자 수는 1,500만 명을 넘었다. 향후엔 게임을 다운로드 받지 않고 게임이 설치된 서버에 접속해 이용하는 클라우드 게임을 중심으로 한 구독 서비스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구독경제 시장은 2000년 2,150억 달러, 2015년 4,200억 달러에서 올해 5,300억 달러(한화 약 646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현재 70% 이상의 기업이 구독 서비스를 도입했거나 고려 중이며, 2023년 전 세계 기업의 75%가 소비자와 직접 연결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흐름을 국내 기업도 뒤쫓고 있다. 인터넷, 통신 기업을 중심으로 구독 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콘텐츠 서비스와 유통의 결합이 주를 이룬다. 전통적 구독 사업을 해온 통신 기업들도 이 대열에 합류하는 상황이다. 기차와 비행기 안에서 영화를 보듯, 자율주행이 본격 도입될 경우 자동차는 엔터테인먼트의 공간이 될 수 있다. 이미 일부 통신사와 OTT 서비스가 손을 잡았듯이 자동차 회사가 OTT 기업과 손을 잡고 구독 서비스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구독경제의 그물이 더 촘촘해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글_ 주영재 경향신문 주간경향부 기자